저는 원래 스타벅스가 코로나 이후에도 건재하게 살아남을 기업 중 하나라고 계속 생각했었습니다.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 많은 충성고객들, 핀테크 부문의 확장성, 그리고 경쟁자로 급부상했던 루이싱 커피의 몰락 등 스타벅스가 세계 최고의 커피 체인이라는 위치를 더욱 확고히 굳히게 될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악영향은 생각보다 스타벅스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내용을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실적 악화
스타벅스(티커 : SBUX)는 코로나로 인해 올해 4~6월 매출이 약 $3.2B (3.8조원), 영업이익 약 $2.2B(2.6조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분기 매출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 이후에나 감소세가 둔화될 것 같다고 합니다. 게다가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되고 있고, 사람들이 레스토랑이나 카페 방문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타벅스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스타벅스 주가를 보면, 아직 코로나 이전의 전고점 회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최고 주가 $99.72에서 -25% 수준 하락하여 오늘(7/18) 기준 주당 $74.16입니다. 3월 폭락장에서 주당 $56로 하락했던 거에 비하면 많이 반등했지만, 보시다시피 코로나 때문에 상승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기존 주주 분들 중에 최근에 이제는 스벅을 떠난다는 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단기간에 실적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위기에 스타벅스의 대응 전략이 장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고,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겠죠.
전 세계 커피 수요 감소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코로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를 많이 실시하면서 2011년 이후 올해 최초로 전세계 커피 수요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때 또는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오가던 카페는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카페에 가지 않고 집에서 커피를 내려마시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커피를 마시고 있기 때문에 주요 도시지역들에서 카페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 팬더믹 이후로 커피콩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커피콩 재배자들은 이미 경제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Citigroup은 2020년 하반기에도 10% 정도 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커피 수요는 올해 말까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커피 관련 서플라이 체인에 걸쳐 있는 전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 이제 재택근무를 끝내고 출퇴근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은데, 미국/유럽 등 아직도 코로나 팬더믹이 지속되고 있는 곳에서는 여전히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이미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계획하고 있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던 지난 3월-4월에는 재택근무를 실시했었는데, 그때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재택근무하는 동안은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저야 말로 모닝커피에 중독된 사람으로 아침마다 아메리카노 한잔씩 꼭 마시고 동료들과 종종 점심시간에 근처 카페도 가곤 했었는데, 재택근무하니까 밖에 나갈 수도 없어서(사실은 귀찮아서?) 집에서 핸드드립 커피 사서 내려 마시거나 모닝커피를 스킵하게 되더라고요. 재택근무와 커피 수요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백데이터는 없지만 제 경험으로 추측해 봅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이제 친구들을 만나거나 모임 하는 걸 꺼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지 않는 한 카페의 매출이 회복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축소 & 픽업 매장 확대
이렇다 보니, 스타벅스는 코로나로 인한 환경변화에 맞춰 경영전략 변화를 발표를 했습니다. 미국 스타벅스는 향후 18개월 동안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도심지역에 있는 매장 400개를 영구 폐쇄하고, 캐나다 내 매장도 앞으로 2년 동안 200개 점포를 축소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매장 운영방식을 바꾸어 매장 내에 테이블을 두지 않고 배달, 드라이브 스루, 픽업만 가능한 소규모 매장을 확대한다고 합니다. 픽업 서비스는 모바일로 주문하고 픽업 전문 매장에 들러 준비된 음료를 받아서 가는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사실, 스타벅스는 이미 작년에 뉴욕에서 픽업(Pick-up) 전문 매장을 선보였는데 원래는 3-5년 정도 이런 형태의 영업을 시험운영해보려고 했으나, 고객의 선호도가 급변하는 추세에 따라 픽업 전문 매장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추가로 스타벅스는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객이 매장 안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 밖에 도착하면 직원이 직접 갖다 주는 서비스입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선보인적 없는 서비스인데, 이건 정말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스타벅스의 전략 변화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공간을 파는 곳, 경험을 파는 곳'이라는 전략을 내세우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픽업 전문 매장을 확대했을 때 이런 고유의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고객들이 떠나는 게 아닐까 걱정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계획을 앞당기긴 했지만 스타벅스는 원래부터 픽업 매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고 있었고, 이런 픽업 서비스들을 통해서도 고객들은 스타벅스를 경험하고 스타벅스의 문화를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되긴 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단순히 '커피'에 목적을 두고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게 아닌 만큼, 픽업 서비스를 통해서도 '커피'에 더해 스타벅스만이 줄 수 있는 플러스알파에 해당하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 전망은? (개인적인 의견)
제가 예전에 썼던 '미국 주식 사는 법' 포스팅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작지만 저도 스타벅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에 계속 보유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팬더믹 상황에 맞춰 빠르게 경영전략을 바꾸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스타벅스가 세계 최고 커피 체인이 된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그 방향성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성장해 왔고, 스타벅스의 충성스러운 고객들은 단순히 스타벅스의 음료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 매장의 분위기, 서비스, 그리고 스타벅스의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객과의 접점이 최소화되는 픽업 서비스만을 통해서도 이런 고객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 팬더믹 이전에도 이미 미국 내 스타벅스에서는 약 80%가 사이렌 오더 또는 테이크아웃하는 형태의 주문이었고, 최근 우버 이츠(Uber Eats)를 이용한 배달 주문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였다고 합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한다고 발표한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주요 도심지역은 매장 임대료도 매우 비싼 곳으로 픽업 매장으로 소규모로 운영한다면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쨌든 저의 결론은, 일단 저는 중립으로 지켜보려고 합니다. 혹시 주가가 좀 더 내려가면 추가 투자금을 늘리면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브랜드 가치도 확고합니다. 중국에서 경쟁자로 급부상했던 루이싱 커피의 몰락은 중국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위치를 더욱 공고하게 지켜줄 것이며, 당분간은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늘 듣는 주식투자 비법이 주가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거잖아요. (실천은 어렵지만요ㅠㅠ) 개인적인 의견으로 아직은 스타벅스 주가는 싼 편에 속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로열티를 가진 고객 중 한 명으로 스타벅스가 미래에도 계속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몫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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